인사이드피플 노재현 기자 | 서울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전체에 ‘전기안전 원격감시 시스템’ 도입이 완료됐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전기적 위험을 미리 감지해 주는 해당 시스템은 그룹홈의 전기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애인그룹홈은 소수의 장애인들(3~4명)이 빌라나 아파트를 사거나 빌려서 생활하는 시설로, 1~2명의 사회복지사가 이들의 자립생활을 돕는다.
현재 서울시 내에는 총 156개소의 그룹홈이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시는 그룹홈 지원센터를 통해 시설의 전문성 향상과 직원 역량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2024년 6월부터 서울시 그룹홈지원센터, 한국전기안전공사와 민간기업인 서진테크놀로지와 함께 서울 전역 그룹홈을 대상으로 ‘전기안전 원격감지 시스템’ 설치에 나섰다. 지난해 강북권 67개소 설치에 이어, 올해 8월말 강남권 84개소까지 서울시 내 그룹홈 151개소에 대한 전기안전 원격감지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당초 강북권 72개소에 설치 예정이었으나, 배전반(두꺼비집)과 장치의 규격이 일치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5개소가 미설치 됐다.
민간업체는 설치비, 장치비와 2년간의 통신비 등 개소당 약 51만 원의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시는 그룹홈의 경우 규모가 작아 시설관리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려우며, 전문성이 모자란 사회복지사가 돌봄과 안전관리를 같이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 등, 그룹홈이 사고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전기안전 원격 감지 시스템’을 도입을 결정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유자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연평균 115건에 달하며, 이중 약 25%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전선 접속부 이완, 절연체 노화, 과부하 등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 요소를 조기에 감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전기안전 원격감지 시스템’은 그룸홈 내 전기 배선이 집중된 배전반(두꺼비집)에 손바닥 크기의 사물인터넷(IoT)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으며 30분 이내에 설치가 완료된다.
사물인터넷은 전류이상, 과전압, 누설전류 등 전기적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게 되며, 관제센터에서는 이상신호가 감지될 경우 그룹홈 관계자 등에게 즉시 연락을 취하는 등, 큰 사고로 번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원격감기 시스템 설치에 대해 한 그룹홈 관계자는 “종사자들이 전기 관련 지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점검을 어디에 의뢰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룹홈에 거주하는 최○○씨는 TV에서 전기화재 장면을 본 뒤, 전등이 깜빡이거나 전자레인지에 ‘삑’소리가 날 때마다 ‘혹시 불 나는거 아니야?’라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최근 시스템을 설치하고 이상신호 감지시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도 신속히 대응한다는 설명에 한결 안심하게 됐다.
그룹홈에서 근무 중인 박○○ 사회복지사는 거주자들의 건강상태, 식사, 투약, 외부활동 등 바쁜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안전 점검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하루는 멀티탭에서 타는 냄새가 나자 소방서에 연락하는 일도 있어 불안감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시스템을 설치한 이후에는 전류 이상이 생기면 즉시 알람이 오는 등, 큰 안심이 된다며 만족하고 있다.
윤정회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장은 “이번 전기안전 원격감시 시스템 사업이 민관이 협력하여 지역사회 소규모시설 화재예방에 기여한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한다”라며 “이외에도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