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잇따라 발표된다. 대통령과 동행한 삼성·현대차·SK·LG 경영진이 풀어놓을 ‘투자 보따리’ 규모가 40조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포드는 20일 ‘배터리 동맹’을 맺고 전기차(EV)에 필요한 배터리의 공동 개발과 양산에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날 미국에서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이번 합작은 포드와 SK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전기차 산업 공급망(밸류체인) 구축·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K는 6조원의 투자금을 포드와 어떻게 분담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SK는 이미 미국 조지아 1·2배터리공장에 3조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에서 삼성전자의 최종 투자처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로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은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올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5나노 공정의 초미세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나노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반도체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선단’ 공정이다.
이미 신규 팹과 유틸리티 설비 구축에 필요한 사내 인력을 오스틴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증설에 170억 달러 투자를 확정한다면, 이는 삼성의 단일 투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시안1공장에 108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미국 워싱턴에서 모더나-삼성바이오로직스, 노바백스-SK바이오사이언스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방미단이 워싱턴에서 모더나·노바백스 관계자를 만난다”며 “이번 방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가 동행해 MOU를 체결한다”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미국으로 건너간다.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확정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위탁생산량이나 시기, 기술 이전 여부나 방식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워싱턴 협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안다”며 “MOU를 체결한 이후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도 두 회사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미 중 노바백스와 SK는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협력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