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협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 정상은 또 한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협의체) 내 부분별 참여,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재편성, 대북정책 등도 협의한다.
이에 따라 한국 내 백신 생산 확대와 양국 간 백신교환(백신 스와프) 논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외교당국은 이를 통해 경제안보 영역으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19일부터 22일까지 공식실무방문 형태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문 대통령이 정상 외교를 위해 해외 순방을 떠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19일부터 3박5일간 순방 일정을 마친 뒤 23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자동차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애틀랜타 소재 SK이노베이션 공장 방문도 추진 중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코로나19 백신 공급 현안이 꼽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국 간 백신 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면서 “현재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운을 띄웠던 ‘백신 스와프’ 성사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6월 말까지 미국 보건당국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 2000만회 접종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6주 안에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며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대상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계열사 얀센 3종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아직 미 보건당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AZ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으면 7월 4일까지 6000만회분을 다른 국가와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외국에 지원하는 백신은 총 8000만회분에 이른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백신 글로벌 허브’를 위한 정지작업도 이번 회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투자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