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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어머니의 강

김범렬 시인



어머니의 강


문풍지 벌벌 운다, 가슴 흩는 북새통에

동지 햇살 이삭 줍는 구순의 어머니가

반나마 흐너진 문턱

귀닳도록 넘나들며.


지지고 또 볶던 울안 가마솥 걸어놓다

입술 마른 담장 너머 은행잎 잡은 손 놓고

이윽히 바라본 하늘

고슬밥이 어른댄다.


그 누가 귀띔했나, 안태본 떠난 그날

홍시처럼 여문 해를 한 입 그득 베문 그날

캄캄한 서녘 한쪽도

강에 들어 숨돌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