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피플 | 여성가족부의 ‘2023년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를 제외한 가족 단위에서 하루 평균 가족 간 대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미만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 대화도 대부분이 학업이나 생활지도 같은 의무적인 주제에 치우쳐 있어, 감정 교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버지와 충분히 대화한다’고 응답한 청소년 자녀는 48.8%에 그쳐, ‘어머니와 충분히 대화한다(79.3%)’는 응답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아버지와 자녀 간 관계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기회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배로 연결되는 아버지와 자녀
이러한 상황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담임 최병산·이하 신천지 서대문교회)에서 진행한 ‘아빠왔다’ 행사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빠왔다’는 신천지 서대문교회 장년회와 학생회가 함께 드리는 연합예배다. 자녀들이 아버지와 함께 예배에 참여하면서 세대 간 정서적 벽을 허물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며, 분기별로 진행하고 있다.
예배(1부)는 학생회의 찬양으로 시작해, 장년회장이 학생 눈높이에 맞춰 전한 메시지로 이어진다. 설교 주제는 ‘하나님의 뜻과 목적’으로, 육적인 아버지와 영적인 아버지의 공통된 사랑과 책임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몸으로 부딪치며 하나가 되는 놀이 시간
예배 후 이어진 레크리에이션(2부)은 참여자 모두가 웃고 뛰는 활기찬 시간이다. ▲몸으로 말해요 ▲둥글게 둥글게 ▲미션 사진 찍기 ▲제기차기 등 학생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아버지들에게는 다소 낯선 놀이 중심으로 구성됐다.
익숙하지 않은 게임 속에서 어설프게 웃고 넘어지는 아버지의 모습은 자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평소 근엄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며 진심으로 다가오자, 자녀들 또한 경계심을 내려놓고 한층 편안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행사에 참여한 김시현(15·여·서울 마포구) 양은 한 “장년회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활동에 참여하면서, 단순히 재미만 있었던 게 아니라 부모님과 교사님, 그리고 장년회 분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장년회 분들이 우리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다가가 대화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대화의 문 열려…“다양한 세대 하나 되는 자리 만들 것”
임세규(52·남·서울 서대문구) 씨는 “아들이 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집에서도 보기 힘든 아들이랑 3시간을 함께 했다”며 “집에 가서도 행사에서 했던 게임이나 퀴즈 등을 말하면서 저녁 시간을 가지는 동안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신천지 서대문교회 최병산 담임은 “서대문교회는 가족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취지 아래 지난해부터 이 행사를 분기별로 시행 중”이라며, “참여한 가족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천지 서대문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세대가 하나 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신앙과 사랑이 가정 안에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로를 위한 따뜻한 시선이 오가게 하며 관계 회복의 문을 자연스럽게 여는 ‘아빠왔다’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가정과 교회 안에서 대화와 공감의 문을 여는 실질적 장(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