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조선 6대 왕 단종(端宗)의 어진이 14일 공개됐다. 어진은 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다. 강원 영월군은 단종 탄신 580주년을 맞아 권오창 화백이 제작한 단종 어진(작품 규격 가로 120㎝, 세로 200㎝)이 국가표준영정 제100호로 공식 지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뜻한다. 어진은 살아있는 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도사(圖寫), 생존 시 그린 어진이 없어 얼굴을 아는 이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린 추사(追寫), 기존 어진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사(模寫)로 나뉜다.
12세에 왕위에 올랐던 단종의 어진은 생존 시 모습을 그린 도사 작품이 없어 추사 방식으로 제작됐다. 조선왕조실록과 행장 등 사료를 비롯해 국보 317호 태조 어진 경기전본과 세조 어진 초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을 검토해 공통된 특징을 추출, 단종의 용안을 그렸다.
추사 시점의 연령은 상왕으로 물러나 있었던 시기인 15세(1455년) 때로 했다.
영월군은 단종의 무덤인 ‘장릉’ 경내에 있는 단종 역사관에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단종 어진’을 영구봉안하기로 했다. 영월 청령포에 유배됐던 단종이 17세 되던 해(1457년) 사약을 받고 묻힌 장릉(莊陵)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