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모두 자기 할 일부터 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외부 인사들이 당을 이끌어 온 것만 봐도 자체 생명력이 없거나 약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영입 인사 없이, 또 문재인 정부 실정 ‘덕’을 보지 않고는 존립하기 어려운 당으로 어떻게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인가”라며 “이 일을 뒤로하고, 경선 관리에 올인하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7 재·보선 승리가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대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성장 잠재성이 큰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당 외부에서 왔다. 그것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는 후보들”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야당 대선 후보들이 ‘정부 심판론’을 대신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전(全)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보수 진영 주자들도 코로나 저성장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우리만의 콘텐츠 없이 여당 대선 주자들의 공약 비판에만 몰두하다 보면 결국 국민 눈엔 ‘비전 없는 정당’으로 비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주자들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철학과 가치를 담은 큰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직 야당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 로드맵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이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갈등에 대해 “경선은 후보들 스스로 중심을 이루게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고 “경선 흥행은 후보들에게 맡기고, 오히려 당 혁신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최재형 선거 캠프에서 러브콜을 받지만 “야권 승리를 위해 쓴소리를 하려면, 한쪽 편을 들 수는 없다”며 고사하고 있다. 최근 ‘국가, 있어야 할 곳에는 없고 없어야 할 곳에는 있다’를 쓰기도 한 김 전 위원장은 친노인사로서 “노무현 정신을 배반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