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 건물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쥴리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건물주 여정원씨는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열성 팬들이 문제”라며 “그렇게 과격하게 나올지도 몰랐다.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개인적인 소감은 ‘세상이 미쳐가고 있구나’다”라고 했다.
이 ‘쥴리 벽화’에 대해 여야 대통령 선거 주자들은 “민망하다”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고, 특히 중도층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공격이 되레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서는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윤 전 총장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윤 전 총장이 당혹스럽고 실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득이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 쥴리 벽화로 여권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배후설이 확산하고 여권이 배후로 지목될 수 있어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쥴리 벽화’에 대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여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으로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권 대선 주자들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선거 캠페인으로 활용한다면 중도층과 2030세대 이탈이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폐지논란에 휩싸여 있는 여가부는 쥴리 벽화 논란이 거세지자 “스포츠계와 정치 영역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 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