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좀스러운 남탓 정권’ 끝낼 그릇 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LH사태에 대해 ‘부동산 적폐’ 프레임을 들고나온 날 ‘우공지곡’이란 고사성어가 생각났지만 칼럼에 인용할지를 놓고 한참 망설였다.제나라 환공이 사냥을 하다가 산골짜기에 들어갔다. 한 노인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우공지곡(愚公之谷)이라고 한다. 어리석은 사람의 골짜기란 뜻이다. 그 노인이 자신의 암소가 낳은 송아지를 팔아 망아지를 샀는데 청년들이 “소는 망아지를 낳을 수 없으니 훔친 것이 분명하다”며 뺏어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노인이 멍청하다며 우공이라 불렀다. 환공이 궁에 돌아와 신하들에게 우스운 이야기라며 그 일을 전하니 재상 관중(管仲)이 무릎을 꿇고 통렬히 사죄했다. “나라에 법률과 제도가 엄격히 살아 있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국정 책임자인 자신의 과오라고 사죄한 것이다. 옛 현인(賢人)이나 성군(聖君)의 고사를 살펴보는 것은 현 위정자의 선택이나 결정을 놓고 과연 더 올바른 길은 없었는지, 어떤 것이 더 이치와 상식에 맞는지 가늠자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자기 정권에서 벌어진 공직부패마저 적폐 탓으로 돌리는 행태는 옳고 그름이나 이치를 논할 수준 자체가 안 된다. 그래서 고사 인용이 망설여졌던 것이다. 집권세력의
- 편집국 이기흥 대기자
- 2021-03-19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