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를 다시 찾았다. 6번째다. 호남에 공을 들인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 당의 외연을 넓혀 내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함이란 지적도 있다.

4월8일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나는만큼 직을 내려놓기 위한 마지막 수순으로 보인다. 그러나  4.7재보선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탈환에 성공한다면 김 위원장에게 공이 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간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끊임없이 견제구를 날렸고 결국 오세훈 후보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단일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권후보가 승리하게 되더라도 오롯이 김 위원장의 공으로 돌리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무성, 이재오 전 의원은 “줄곧  김종인 위원장이 야권 후보단일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비대위원장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당권도전이 예상되는 김 전 의원은 재보선이 야권승리로 끝날 경우 김 위원장이 그 여세를 몰아 내년 대선까지 당을 이끌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 위원장이 계속 당을 이끌 경우 대선에서의 야권대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나서면 정권 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내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함에 있어서 안 대표가 결정적으로 정권 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비판적 주장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후보로의 단일화는 김 위원장의 작품이라기보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LH사건 등을 촉발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정권심판’ 차원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이 자체발광에 의한 후보단일화는 아니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김 위원장이 당권을 계속 맡을 경우, 안철수 대표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는 듯한 그의 행보가 대선후보 지지도가 높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범야권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이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큰 그림속에 그려질지, 아니면 윤석열, 안철수가 주도해 나가는 범야권대통합이 될지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