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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단돈 1원의 역설.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수 천 억 대의 특혜시비로 비난이 거세지자 이 지사는 “단언하지만 1원도 받은 적 없다”며 “제가 부정을 하거나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제가 후보 사퇴하고, 공직에서 다 사퇴하도록 하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런 논리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도 통장에 1원도 입금받은 일이 없다”라며 “이재명 지사 통장에 1원이 입금되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지사에 비하면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시 손이 크다. “청와대에서 어떤 돈도 단돈 10원도 받지 않았다” 그는 집권 5년 동안 청와대 예산 외에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 부문에서는 투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차남 김현철 씨는 한보 사태가 터지면서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체포됐고, YS는 아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자식의 잘못은 그 아비의 허물” 이라고 비통한 심정으로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사죄의 글을 낭독하기도 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진실이 아니다. 저는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제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한 전 총리는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여만 원을 선고받았고 실형을 살았다.


업자였던 한만호 전 대표가 건넨 1억원 짜리 수표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금으로 사용한 점이 증거로 포착되면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실형(實刑)을 살게 되는 첫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동안 자신의 계좌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과 친형, 딸 그리고 최측근들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노 전 대통령은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저 뒷산의 부엉이바위에서 투신, 서거하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본인이 직접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최순실 씨 일가 승마 관련 지원 등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대통령은 298억원 등 16개 죄목이 적용돼 징역 24년, 벌금 180억 원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고 있다.  


김영삼, 한명숙, 노무현, 박근혜 등이 자신의 계좌로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모두 처벌을 받았다. 이재명 지사는 "내가 단 한 톨의 먼지나 단 1원의 부정부패라도 있었더라면 저는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이 자리에 서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자신의 무죄함을 주장하지만 본인계좌로 단돈 1원도 안들어 왔다고 해서 그게 다는 아니다. 


‘단돈 1원’은 자신의 투명함을 증명하는 가장 작은 돈 단위다. 1원도 받지 않았다함은 액수의 크고작음을 말하기보다 죄가 있나 없나를 가르는 역설적인 표현이다. 1원이라도 받았다면 죄가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단돈 1원’은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중에는 천문학적인 돈까지 받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