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의 구속을 바라보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교단체와 정치권의 관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정당은 조직과 표를 찾고, 종교단체 구성원 역시 시민으로 정치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책임이 특정 종교와 한쪽 정치세력에만 집중된다면 형평성부터 따져봐야 한다.
합수본은 신천지 신도들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을 수사해 이 총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도들의 민주당 집단 가입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김민석 전 총리가 ‘신천지 개입설’을 제기했고 정청래 후보가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모두에서 신천지 관련 정치적 논란이 불거진 현실은 이 사안을 특정 정당과 특정 종교의 유착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볼 수 있는지 되묻게 한다.
나는 신천지를 직접 접하며 세간의 낙인과 다른 모습도 봤다. 젊은 신도들이 성경을 공부하고 공동체 안에서 생활 규범과 목표를 세우는 모습에는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 기존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다고 해서 국가까지 그 판단을 사법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가가 볼 것은 어느 교리가 옳은가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가 법을 위반했는가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사법이 정치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국민의힘 관련 의혹에는 총회장과 간부들이 구속됐는데, 비슷한 정치 참여 논란이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된다면 국민은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지 묻게 된다. 민주당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속의 필요성과 수사의 형평성을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는 커졌다.
이 총회장은 6·25전쟁에 참전해 국가가 등록한 참전유공자이며 95세의 초고령자다. 국가보훈처는 그의 1952~1953년 참전 사실과 2015년 참전유공자 등록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참전유공자라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만,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고령자를 계속 구금하는 일이 필요한지는 별도로 물어야 한다. 구속은 처벌이 아니다. 지난 4일 보석을 청구한 만큼 법원은 나이와 건강, 증거인멸 우려와 재판 출석 가능성을 다시 따져야 한다.
정치가 종교를 필요할 때 이용하고 불리할 때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정교분리의 정신도 훼손된다. 사법은 정치의 편이 아니라 법의 편이어야 한다. 이 총회장을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정당한 재판을 받게 하고, 여야를 가리지 않는 동일한 기준으로 의혹을 규명하기 바란다. 그래야 국가도 ‘선택적 정의’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석용석 미래연대 서울특별시당 책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