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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고문] 정의, 인도주의 그리고 법치주의 : 95세 평화의 사람에게 보내는 인도적 배려의 호소

 

대한민국 사법당국과 공공 정책 결정자, 국제기구, 인권 옹호자, 그리고 국제사회에 드립니다.

 

정의란 언제나 법 조문의 엄격한 적용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정의는 인간에 대한 깊은 존중과 인도주의를 함께 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오늘날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많은 이들의 관심은 대한민국에서 진행 중인 사법 절차에 따라 구속 상태에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자 국제평화단체 HWPL(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 설립자 이만희 대표(95세)의 상황에 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말리공화국의 주유네스코(UNESCO) 상임대표 겸 대사를 역임하며 수년간 이만희 총회장과 함께 평화, 문화 간 대화, 평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국제적 활동을 수행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외교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이대표님과 함께 평화활동을 이어오며, 분쟁 예방과 종교 간 대화, 전쟁 종식은 정치와 종교를 초월한 인류 공동의 책무라는 신념을 지켜왔습니다.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현재 진행 중인 사법 절차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독립성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제가 증언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직접 만나고 함께 활동해 온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전쟁을 경험한 참전용사였으며, 이후 수십 년간 종교 간 대화와 민족 간 화해, 그리고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청년과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평화문화를 확산하는 데 자신의 삶을 헌신해 온 평화의 실천가였습니다.

 

저는 이만희 대표가 설립한 HWPL이 오랜 기간 동안 역사적 갈등과 분열을 겪어온 공동체들을 연결하기 위해 평화교육과 중재,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전 세계 수많은 지도자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 협력으로 이어졌으며, 폭력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확대되기 전에 이를 예방한다는 매우 중요한 목적을 실현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진행 중인 사법 절차와는 별개로, 국제사회는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95세의 고령으로 신체적 취약성이 명백한 사람이, 과연 필요성의 원칙과 비례성의 원칙, 그리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법치주의의 핵심 가치로 유지되는 민주국가에서 구속 상태에 있어야 하는가.

 

무죄추정은 특정인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닙니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와 국제인권규범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또한 구속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조치여야 하며, 특히 고령과 건강 상태, 인도적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결코 이만희 대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한 양심의 자유를 위한 협의체(CAP-LC) 역시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편견이 국제사회에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영향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CAP-LC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실체적 판단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공적 결정은 확인된 사실과 객관적인 증거, 그리고 법치주의에 대한 철저한 존중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보편적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이 원칙은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모든 민주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다수 종교든 소수 종교든, 어떠한 종교 공동체도 사회적 인식이나 편견, 또는 언론 보도만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됩니다. 종교의 자유와 법 앞의 평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민주주의의 신뢰를 지탱하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요청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95세라는 매우 고령의 나이와 건강 상태, 그리고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온 삶을 충분히 고려하여, 현재 적용되고 있는 조치에 인도주의적 판단이 함께 반영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정의는 엄정함과 인도주의를 함께 실천할 때 더욱 위대해집니다. 95세의 삶에서 하루하루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역사는 단지 어떤 판결이 내려졌는지만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법정에 선 사람, 특히 고령과 취약성을 가진 사람을 무죄추정의 원칙 아래 어떠한 태도로 대했는가 또한 함께 기억할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법당국이 이 사안을 높은 식견과 독립성, 그리고 인도주의적 통찰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살펴봐 주시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우마르 케이타
전 말리공화국 주유네스코(UNESCO) 상임대표 겸 대사(201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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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기자 편집국 경제.사회부 담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