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매일 막차 탄 여학생, 남긴 쪽지에 버스기사 울컥

  • 등록 2021.06.09 06: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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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지난 7~8일 치러진 가운데 한 수험생이 그간 자신의 하굣길을 돌봐준 버스 기사에게 전한 감사의 쪽지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8일 중국 관영매체 CCTV·신화망 등에 따르면 샨시성(陝西) 시안(西安)의 시내 버스 기사 천우쥔(陳武軍·58)은 지난 4일 밤 버스를 청소하던 중 쪽지 한장을 발견했다. 

 

중국 샨시성 시안의 시내 버스기사 천우쥔은 지난 4일 밤 운행을 마치고 청소를 하다 뜻밖의 쪽지 한장을 발견했다.[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중국 샨시성 시안의 시내 버스기사 천우쥔은 지난 4일 밤 운행을 마치고 청소를 하다 뜻밖의 쪽지 한장을 발견했다.[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아저씨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한 쪽지에는 글쓴이 이름도, 받는 사람 이름도 없었다. 대신 지난 1년간 버스 막차를 운행했던 기사에게 전하는 감사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자신을 가오카오를 치를 수험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오늘은 아마도 제가 늦은 시간 117번 버스를 타는 마지막 밤이 될 거예요.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이 오늘 끝났거든요”라며 쪽지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수험생이 야간자율학습 후 막차를 탄 마지막 날 고3 수험 생활을 기록하듯 빈 버스 곳곳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수험생이 야간자율학습 후 막차를 탄 마지막 날 고3 수험 생활을 기록하듯 빈 버스 곳곳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그리고는 “매일 밤 제가 버스에서 내릴 때 친절하게 ‘차 조심해라’, ‘집에 안전하게 들어가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더라도, 그곳은 새로운 여정의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며 늦은 밤까지 일하는 버스 기사의 애환을 위로하기도 했다. 

 

편지를 읽은 천은 이날 버스에서 마지막으로 내린 한 여학생이 떠올랐다. 지난 1년 동안 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막차를 타고 내린 학생이어서 기억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 샨시성 (陝西) 시안 (西安)에서 시내 버스기사로 일하는 천우쥔 (陳武軍). 오랜 기간 막차를 운행한 그는 한 대입 수험생에게 감사 쪽지를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중국 샨시성 (陝西) 시안 (西安)에서 시내 버스기사로 일하는 천우쥔 (陳武軍). 오랜 기간 막차를 운행한 그는 한 

대입 수험생에게 감사 쪽지를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버스 내부 CCTV를 확인해보니 이 학생은 수험 생활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하차 전 빈 버스 이곳저곳을 촬영하기도 했다. 천은 “그 학생은 버스에 올라타면 항상 고개 숙여 깍듯이 인사하고, 하차할 땐 항상 큰 소리로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는, 예의 바른 학생이었다”며 “쪽지는 버스 기사 경력 30년, 조만간 퇴직을 앞둔 나에게 잊지 못할 가장 큰 선물”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처음 쪽지를 발견했을 때는 쓰레기로 착각해 버리려고 했었다는 그는 “큰 실수를 할 뻔했다”면서 “어제도 이 학생이 생각났다.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으니 언젠가는 한 번 또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또 “그 학생이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험생이 막차에서 마지막으로 내리면서 버스기사에게 수줍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수험생이 막차에서 마지막으로 내리면서 버스기사에게 수줍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영상 캡처]

 

편집국 318insidepeo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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