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밀렸던 금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받으며 우량 투자처로 재조명받자 시세에 비해 1~1.5% 저렴하게 금괴를 매입할 수 있는 한국조폐공사 직거래 창구가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19일 조폐공사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지난해 말 서울 마포 사옥에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하고 금괴 직접 판매에 나섰는데 매장 개설 이후 한 달 평균 10억~20억원의 금괴 매입 자금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A씨는 최근 8000만여 원을 들여 100g짜리 골드바(금괴) 10개를 매입했다. A씨는 "주식, 부동산은 너무 많이 올랐고 경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여윳돈 중 일정 부분을 금으로 갖고 있는 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통상 고액 자산가들은 비트코인 대신 금이 다시 투자처로 각광받자 은행권을 통해 금괴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매입 금액의 2%가량을 판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반면 조폐공사 직거래 매입 창구에서는 별도 수수료 없이 반대로 1~1.5%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금괴 1㎏ 판매 시세가 7730만원인 점에 비춰보면 개당 약 75만원 안팎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판매가가 각각 3900만원, 780만원가량인 500g, 100g짜리 금괴 할인폭은 개당 37만원, 7만원 선이다. 금괴 매입 단가가 커질수록 적지 않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아는 고액 자산가들은 금 재테크 수단으로 알음알음 조폐공사를 찾는 사례가 많다.
최근 금값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뭉칫돈이 풀리자 물가 상승 위험 신호가 울리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현물 1g당 가격은 6만8200원(18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새 9.5% 급등해 올해 연고점(6만9230원)에 바짝 다가섰다.
김소현 대신증권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금리 안정화와 달러 약세 등으로 금값이 오르고 인플레이션 헤지(회피)수요가 유입되며 금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