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도 사람이 못 살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지구를 살리는 길은 탄소중립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람도 살고, 지구도 살자”고 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하거나 제거해 실질 배출량이 제로가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월22일 지구의날 메시지에서 ‘신은 항상 용서하고, 인간은 가끔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속담을 인용하며 “지구촌의 자멸을 막으려면 지금 바로 즉각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대목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40개국 정상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제시하고, 2019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77개국이 서약했던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재확인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일단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고, 두 번째는 기후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가 협력하겠다는 다자주의 복원으로 각국 정상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제시한 반면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구체적인 목표를 안 낸 것은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서울대(외교학과)를 졸업했고,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외교통상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고, 2007년 1월부터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을 주도했다. 한때 대선주자로 주목받기도 했으며 2019년 4월부터 2년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위원장으로 일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해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연일 촉구하기도 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 이사장, 세계원로그룹 부의장, 개발도상국 저탄소화를 돕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이사장을 맡고 있다.